대한민국이 온통 난리다. 길가는 초등학생들에게 물어보아도 IMF가 무엇인지를 안다. 우선 먹고 살기가 힘들어졌다. 물가는 오르고 월급은 줄어들고 심지어 일자리도 잃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긴장과 불안으로 인해 질병이 생기는 측면과 검소와 절약으로 인해 정신이 해이해진 것이 바로잡히고 오히려 건강해질 수 있는 측면이다.

동양의학에서는 모든 현상을 음양(陰陽)으로 해석한다. 플러스적인 측면으로 진행되는 것을 양(陽), 마이너스측면으로 진행되는 것을 음(陰)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비싼 물건을 사고 과소비를 하는 것은 양이라고 한다면, 생필품도 아끼고 절약하는 것을 음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아끼고 절약한다고 해서 좋은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절약하는 마음이 지나치면 인색한 마음이 되기 쉽다. 따라서 가장 건강한 상태는 과소비도 아니요, 인색함도 아닌 중간의 상태, 바로 중용인 것이다.

IMF라는 현상이 우리나라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모두들 죽겠다고 아우성이고 언제나 이 고생이 끝날까 하는 탄식이 많다. IMF 때문에 좋아진 것도 많다. 교통문제도 해결되었고 과소비도 사라졌고 농촌으로 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언제나 현상에는 음양이 따르게 된다. IMF가 언제 끝날지 괴로워하기 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인정하고 나름대로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지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요즘 증가된 질병에는 불면증, 가슴 두근거림, 견비통, 소화불량 등등이 있다.

1. 불면증

신체 증상보다는 정신적인 데서 발생한 것이다. 운동을 하거나 등산을 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반신욕으로 몸의 긴장을 푸는 것도 좋다. 대개의 불면증 환자는 목이 긴장되어 있다. 평소에 목운동을 하여 긴장을 푼다. 사상체질별로 좋은 차는 다음과 같다.
태양인은 모과차, 소양인은 구기자차, 태음인은 칡차, 소음인은 인삼차가 좋다.

2. 가슴 두근거림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에는 의식적인 것과 무의식적인 것이 있다.
의식적인 것은 어떤 일에 대한 걱정하는 마음이 원인인데, 그 일이 해결되어야만이 낫는다. 무의식적인 것은 위장과 심장에 원인이 있다. 대개 심장 때문에 오는 두근거림은 호흡곤란, 흉통 등이 함께 나타나고, 위장 때문에 오는 두근거림은 더부룩한 느낌, 체하는 느낌, 쓰린 느낌 등과 같이 온다.
평소에 건강하다가 요즘처럼 살기 힘들어 나타나는 가슴두근거림은 대개 위장 때문에 오는 것이다. 체질별로 좋은 한약은 다음과 같다.
태양인은 송화가루, 소양인은 영지버섯, 태음인은 오미자, 소음인은 황기가 좋다.

3. 견비통

사람들은 어깨와 팔이 아프면 어깨와 팔을 주무른다. 그렇게 해서는 낫기가 힘들다. 견견
견비통은 대장에 개스가 차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견비통을 고치고 싶으면 소식(小食)을 하라. 저녁을 굶으면 특히 좋다. 하루 세끼 식사 중에 저녁식사가 가장 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침치료를 병행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대장은 신경을 쓰면 민감하게 반응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고민이 있으면 대장에 개스가 차고 그로 인해 견비통이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는 여행을 가거나 온천욕으로 긴장을 풀고 고민을 안하는 것이 좋겠다. 체질별로 좋은 과일은 다음과 같다.
태양인은 포도, 배, 소양인은 딸기, 수박, 태음인은 참외, 멜론, 소음인은 귤, 사과 등이 좋다.

4. 소화불량

인류가 사라지기 전까지 함께 있을 질병 중의 하나가 소화불량이다.

소화불량은 세가지 종류가 있다. 과식으로 인한 것과 원래 장(腸)이 약한 것과 정신적인 것이 있다.
과식으로 인한 소화불량은 대개 아침을 안먹고 저녁을 과식하는 습관에 있다. 이런 경우는 아침 식사를 꼭 하고 저녁에 죽을 먹든지 굶으면 바로 좋아진다.

원래 장이 약한 소화불량은 체질에 맞는 한약을 장기간 복용하여 장의 기능을 좋아지게 해야 한다. 태양인은 미후도(다래 열매), 소양인은 산수유, 태음인은 율무, 소음인은 백출 등이 좋다.
정신적인 소화불량은 치료하기가 어렵다. 정신수양만큼 어려운 것이 어디 있는가? 생각하는 데에 신경을 쓰지 못할 정도로 육체를 바쁘게 만들면 좋을 것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봉사활동도 하고, 생각할 시간이 있으면 운동을 하거나 등산을 한다. 혼자 있는 시간보다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유익한 일을 도모하는 것도 좋겠다.


IMF 신드롬은 걱정, 불안 등이 너무 지나쳐서 스스로를 위축하는데 원인이 있다. 이럴 때일수록 집안에만 틀어박혀있지 말고 가까운 산이라도 찾아가 호연지기를 찾아야 한다. 자신이 현재 생각하는 모습이 바로 미래의 자기 자신이 될 것이다. 지금처럼 스스로를 꽁꽁 묶어두는 마음과 생각은 미래의 자기 자신을 초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낙천성이다. 밝게 생각하는 마음은 활발한 정신과 육체를 이끌어 나간다. 지금처럼 우울한 시대에는 더더욱 필요한 것이 낙천적인 마음이다.

요즘 매스컴을 보면 모든 논조가 일방적이다. 절약해야 살고, 앞으로 더 어렵다는 식의 논리를 강요한다. 이런 식으로 여론을 몰다 보면 머지않아 내수시장이 위축되어 괜한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돈있는 사람은 돈을 써야 한다. 지금처럼 소비하는 것을 죄로 모는 풍토는 큰 문제를 불러오게 된다.

뉴스나 신문을 보면, 골프장가는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몰고, 스키장을 가면 죄인 취급하고, 해외여행가는 사람은 매국노 보듯이 한다. 외국영화를 보는 것 조차 달러 손실이라고 꾸짖는다. 중세 유럽의 마녀재판과 비슷한 모습이다. 이런 매스컴은 정말 천박하다. 이제 더 이상 이런 유치하고 짜증나는 사회분위기에서 탈피해야 한다. 이와 같은 일방적인 생각은 편협한 극단을 만들어 낸다. 음양의 관점에서 볼 때 대단히 위험하다.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극단적이고 일방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음도 아니고 양도 아닌 중용의 길을 찾는 것이다. 불경기에는 더욱 밝고 웃는 모습이 필요하고, 경기가 좋을 때는 자기반성의 모습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음양의 조화이다.

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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