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용어가 난해한 의학서적을 읽는다고 될 일도 아니고, 검증조차 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맹신하는 것도 안 될
것이고, 제멋대로 이 약, 저 약 복용하는 것은 더더욱 안 될 것이다.
가장 올바른 길은 쉽다.
바로 아이처럼 사는 것이다.
아이들은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고 금새 회복된다. 왜 그럴까?
아이들은 항상 움직이고 매사를 호기심을 갖고 밝게 살기 때문이다. 움직인다는 것은 우리 몸의 기가 활발하게 흐른다는 것이다. 호기심이 많다는 것은 정신작용이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밝고 꾸밈없는 성격은 정신과 육체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이에 반해서 성인들은 어떠한가?
움직이지도 않고 매사에
관심도 없고 어둡고 위선적인 모습이 아닌가. 물론 세상을 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처세 때문에 그런 것이지만 아이처럼 순수함을 지니려고 노력한다면 그것이 바로 건강해지는 길이다.
자동차가 고장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선 연료가 있는지를 본다. 연료가 있는데도 차가 가지 않으면 본네트를 열어본다. 본네트 안에는 알수 없는 기계장치가 복잡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결국 카센터로 가서 생전 처음 듣는 기계의 이름과 그에 따른 견적을 받아보게 된다. 우리가 자동차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연료를
넣는 것과 때가 되면 오일을 교환해주는 등이 전부이다.
우리의 몸에 병이 나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을 것이다.
병이 났을 때 우리 몸이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 거의 알지 못한다. 어디가 고장이 나서 몸이 아프게 되었는지는 의사에게 물어봐야 알 수가 있다.
평소에 우리 몸의 구조를 전혀 몰라도 됐는데 막상 병이 나면 막막하게 되는 것이다.
자동차를 위해서는 연료도 넣고 오일도 교환하면서 정작 우리 몸을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을 하나? 밥먹고, 화장실도 가고, 가끔 비타민이나 영양제도 먹고,
아침 운동도 하고, 보약도 지어먹고 여행도 간다. 밥은 연료에 해당하고 비타민, 영양제, 보약은 오일에 해당한다. 정작 어떤 연료를 넣어야 하고 어떤 오일을 넣어야 하는지는 모른다. 태양인에게는 메밀, 소양인에게는 보리, 태음인에게는 율무, 소음인에게는 수수 등이 적합한 연료라고 할 수 있다. 또 오일에 해당하는 한약재는 다음과 같다.
태양인 : 오가피, 모과, 송절, 솔잎
소양인 : 구기자, 산수유, 영지버섯, 박하
태음인 : 칡, 도라지, 행인, 오미자
소음인 : 인삼, 황기, 생강, 대추
우리가
평소에 자기 체질에 맞는 연료와 오일을 교환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아주 건강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하다가도 고장이 난다면 그때 병원에 가서 적합한 치료를 받으면 된다.
우리는 자동차의 구조에 대해서 알지 못하더라도 차를 운전하고 다니듯이 우리 몸의 구조에 대해서 모르더라도 우리 몸을 이끌고 다닌다. 몇가지 정비상식을 알면 아주 도움이 된다. 타이어를 교환하는 법, 오일필터교환하는 법, 배터리 충전하는 법 등등 약간의 노력만 하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정비상식들이다. 이와 같이 우리 몸의 정비상식을
몇가지 알면 역시 유익하다. 내 체질은 무엇인가? 나에게 이로운 음식과 한약은 어떤 것인가? 질병은 왜 생기는가? 이 병은 수술을 해야되나, 말아야 되나? 한의원에 갈까, 병원에 갈까? 이같은 물음에 대해 정확한 상식을 갖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것이다.
동희칼럼에서는 그동안 이같은 상식에 대해 언급해왔다. 이왕에 말이 나온 김에 간단하게 짚어보도록 하자.
1. 내 체질은 무엇인가?
위에 언급한 체질에 따른 한약재를 단방으로 복용해보고 대변은 황금색, 소변은 투명하게 보면 그것이 자기
체질이다.
2. 나에게 이로운 음식과 한약은 어떤 것인가?
그동안 여러차례 나간 체질식단표를 참고하면 된다.
3. 질병은 왜 생기는가?
스트레스가 요즘 질병 원인의 90%는 되는 것같다. 운동량은 부족하고 영양은 과잉이고 스트레스는 폭발직전인데 어떻게 병이 안생기겠는가? 대부분의 질병은 육체가 정신의 움직임을 견디지 못할 때 생겨난다.
4. 이 병은 수술을 해야되나, 말아야 되나?
예를 들어보자. 뇌에 종양이 생겼다. 수술에 대한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한다.
찬성의
입장은 종양이 더 커져서 악화되기 전에 수술을 해야된다는 것이고, 반대의 입장은 그러한 수술이 오히려 수명을 단축하고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전혀 의학지식이 없는 환자나 보호자가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우선 왜 뇌에 종양이 생겼는지 생각해봐야겠다. 그래야 치료방법도 나오는 것이 아닌가. 원인을 찾지도 않고 현상에만 급급한 나머지 우왕좌왕하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좌반구와 우반구로 되어 있다. 각기 이성과 감성을 담당하고 역할이 분담되어 있다. 뇌의
각부분부분에는 수많은 기능들이 수행되고 있다. 만일 소심한 성격의 사람이 매일매일 꼼꼼하게 뇌를 쓴다면 특정부분만 지나치게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성향이 10년이상 반복된다면 과부하가 걸리듯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종양이 생기든지 출혈이 일어난다.
자, 이제 원인을 알았으니 치료방법도 생각해보자. 제일 중요한 것은 생각의 전환이다. 하루아침에 되지 않겠지만 자신의 성격이, 자신의 생각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기울어졌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에 반대되는 성격과 생각으로 자신을 이끌어가야 한다. 바로 중용의
길을 찾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서 체질에 적합한 약과 치료를 병행한다. 이렇게 잘 했는데도 증상이 더 악화될 때 수술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5. 한의원에 갈까, 병원에 갈까?
우리가 학교를 다닐 때 서양학문 일색이라 동양학문에 대해서는 거의 모른다. 따라서 서양의학에 대한 기본 지식은 어느 정도 있지만 동양의학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한다. 만일 동양과 서양의학에 대해 비슷한 수준으로 알고 있다면 대단히 유익할 것이다. 한의원을 가든, 병원을 가든 내 병을 치료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간단하게 침치료를 받으면 금새 나을 염좌질환을 기브스를 해서 많은 시간 동안 불편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 또 간단하게 소염주사를 몇번 맞으면 나을 염증성질환을 몇 달동안 한약을 달여먹을 필요 역시 없다.
한의원이든 병원이든지 간에 내 병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고칠 수 있는가를 우선 생각해보면 된다. 한의원도 의학실력이 천차만별이고, 병원 역시 그럴 것이다. 좋은 한의원, 좋은 병원을 아는 것은 정말 복이라고 할 수 있다. 한평생 내 건강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한의원과 병원쯤은 하나씩 알고 지내는 것이
현명하다.
쉽다. 건강해지는 길은 아이처럼 사는 것이고 질병에 걸렸을 때는 나에게 적합한 치료를 받으면 된다. 물론 나에게 맞는 연료와 오일을 주입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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