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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우리 몸 속에 혈당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병이다.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이상이 생겨서 오는 것을 말한다. 증상으로는 갈증이 나고 배가 고프고 신장 기능이 약해지고 백내장이 올 수 있으며 혈액순환 장애로 손발이 저리거나 마비가 될 수 있다. 제일 무서운 점은 합병증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당뇨병이 만성화되면 신체의 여러 기능이 약해져서 항상 피로하고 언제라도 위급한 상황이 발작할 수 있는 불안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현대 의학에서는 불치의 병이다. 다만 규칙적인 생활과 균형
있는 식이요법, 평생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과거에 비해 요즘에는 당뇨병 환자가 엄청나게 증가되는 추세이다. 아마도 한 가정에 한 명 정도는 당뇨병 환자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당뇨병은 왜 생기고 어떻게 치료해야 될 것인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1. 당뇨병은 왜 생기는가?
예전에는 부자들만이 걸리는 병이었다. 왜 부자들만 걸릴까? 재물이 많으면 그 재물을 어떻게 지켜야 할 지 항상 노심초사한다. 도둑이나 강도도 걱정하고 집안 식구들 사이의 재산 다툼도 있을
수 있고 여러모로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요즘에는 돈이 많든 적든 간에 모두들 많은 걱정을 하고 산다. 예전처럼 끼니만 때우고 사는 단순한 삶이 아니라, 자아실현도 해야 하고, 물질적 풍요로움도 누려야 하고, 남들과의 많은 경쟁 속에서 살아가야만 한다. 이러한 여건이 많은 당뇨병을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당뇨병을 하나의 질병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췌장의 기능 약화로 당뇨병이 오지만 그 췌장이 약해지게 되는데에는 간장에서 그 원인이 있을 수도 있고 신장에서 그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동양의학에서는 당뇨병을 크게 세가지로 분류한다.
상초(폐와 심장)에서 발생하는 소갈, 중초(비장과 위장)에서 발생하는 소중, 하초(신장, 간장)에서 발생하는 소심. 이렇게 세가지로 분류하여서 치료한다.
말하자면 당뇨병이란 여러 질병이 모인 하나의 증후군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사상의학(체질의학)의 관점에서 당뇨병을 이야기해보자.
태양인은 성질이 급하고 성취욕이 강하다. 이러한 기질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펼쳐지지 못하면 간의 기능이 약해지고 폐의 기능은 지나치게 과다해진다. 이러한 장부의
기능실조로 췌장이 약해지고 당뇨병이 발생한다.
소양인은 눈치가 빠르고 자존심이 강한 편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자존심이 꺽이고 스스로 심한 모욕감에 사로잡히면 비위의 기능이 지나치게 과다해지고 심장과 대장의 기능이 약화된다. 이러한 장부의 기능 실조가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
태음인은 현실의 성취욕이 강하고 자기 고짐이 대단하다. 자기 고집이 지나쳐서 세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지나친 탐욕 속에 빠지게 된다. 이 때에 지방간이 발생하기 쉽고, 이로 인하여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다.
소음인은 감정이 유약하고 내성적이다. 자신의 불안정한 마음을 제어하지 못하면 비위의 기능이 약해지고 신장과 방광염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
대략적으로 각 체질의 성격과 장부의 특성을 이야기해보았다.
2. 당뇨병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 것인가?
제일 중요한 것은 간절한 마음과 자기 생활의 반성이다. 간절한 마음이란 사심을 버리고 이 병을 고치기 위해 어떤 노력이라도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말한다. 자기 생활의 반성은 살아온 세월을 더듬어보며 나는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가
하고 자기 자신을 통찰해보는 것이다. 부절제한 생활태도도 있을 수 있고, 지나친 과욕이 있을 수도 있고, 크나큰 좌절과 충격을 받은 적도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모든 부정적인 과거를 정화하고 앞으로의 삶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자세가 제일 중요하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자기 체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갖는 것이다. 한때 쇠뜨기풀이 당뇨병에 좋다고 알려져서 품귀현상을 가져오기도 했는데, 쇠뜨기풀은 모든 당뇨병에게 좋은 것이 아니라 특정한 증상에만 효과를 보는 것이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태음인에게 좋은 당뇨병 약초로 본다. 따라서 각 체질마다 제각기 다른 당뇨병 치료약이 있고, 체질마다 제각기의 식이요법이 있다. 보리가 당뇨병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보리는 소양인에게 좋은 곡식이지, 소음인에게는 해로운 곡식이다.
이렇듯 일반적인 식이요법을 따를 것이 아니라, 체질에 맞는 식이요법을 한 번 시도해볼만하지 않은가. 당뇨병을 고치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당뇨병에 따른 식이요법이 있을 수 있겠는가? 이는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것이다. 기존의 당뇨 식이요법이 당뇨병을 고칠 수
없다면 새로운 사상체질의학에 따른 식이요법을 시도하는 모험을 해보자.
3. 각체질에 따른 당뇨병 치료
태양인의 당뇨병은 모밀과 팥 위주의 곡식을 섭취하고 일체의 육류를 피한다. 녹차를 자주 마시며 차분한 정서 생활을 갖도록 한다. 좋은 처방으로는 오가피장척탕과 미후등식장탕이 있다.
소양인의 당뇨병은 보리와 현미 위주의 곡식을 섭취하고 구기자차를 즐겨 마시며 소박한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좋은 처방으로는 십이미지황탕과 형방지황탕이 있다.
태음인의 당뇨병은 율무와 검은 콩의
곡식을 섭취하고 칡차를 즐겨 마시며 욕심없는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좋은 처방으로는 청심연자탕과 갈근해기탕이 있다.
소음인의 당뇨병에는 수수와 흰 깨의 곡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고 인삼차를 즐겨 마시고 활기찬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좋은 처방으로는 향부자팔물탕과 백하오관중탕이 있다.
4. 불치의 병은 불치의 마음에서 비롯한다.
다스리지 못하는 병이란 결국 다스리지 못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가 마음이 안정되고 생활이 절제된다면 아마도 당뇨병같은 난치병을 갖지는 않을 것이다.
긍정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태도가 바로 난치병을 고치는 제일 좋은 치료약이다. 이 칼럼이 많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필자는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같다.
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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